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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좋아하세요? 물론 좋아하시겠죠. 우리나라 사람 치고 치킨 싫어한다는 사람을 보기가 힘듭니다. 제가 대학생 때 함께 자취한 동기와 야식으로 먹은 치킨들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닭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게임하다가 친구와 눈이 마주치면 말없이 치킨을 시켰죠.
요즘도 1주일에 1 치킨은 꼬박꼬박 합니다. 덕분에 살이 빠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점점 드니까 몸이 치킨 한 마리를 받아들이지 못해 점점 지방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치킨을 포기할 수는 없죠. 치킨을 먹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치킨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희가 먹는 치킨은 오직 한 종류로, 처갓집 양념통닭입니다. 처갓집에는 슈프림이나 슈프림 골드 등 유명한 메뉴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저희가 인정한 단 하나의 치킨은 순수한 양념치킨입니다. 다른 메뉴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저희는 들어가면서 앉기도 전에 양념치킨을 주문했습니다.
처갓집에서는 한때 처돌이라는 이름을 붙인 인형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름이 정말 재밌습니다. 처갓집 + 돌이 = 처돌이...대놓고 노린거죠. 이 인형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모습이 조금씩 다 달랐다고 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처돌이 인형이 처 돌았다며;; 열광했다고 합니다.
저희가 가는 곳에도 처돌이 인형 증정 이벤트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 일행이 처돌이를 가지지 못해서 매번 아쉬워했습니다. 이번에도 일행이 아주머니께 처돌이 인형 다시 안 나오냐고 여쭤봤는데, 그 순간 아주머니께서 주섬주섬 꺼내서 주신 것이...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처돌이를 찾는 사람이 꽤 있는가봅니다. 뉴스를 찾아보니 처돌이가 여러 굿즈로 제작될 모양입니다. 처갓집의 2018년 매출이 전년 대비 15% 정도 증가했다고 하니, 효자상품이 아닐 수 없네요. 친구의 눈썰미(사실은 취향이...)가 상당히 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받은 키링은 두가지 종류로, 하나는 오리지널 처돌이 디자인이고, 다른 하나는 서든어택과 합작하여 만들어진 처돌이 '병장'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처돌이는 병장이었습니다.....;;;
나름 디지털 군복을 입고 있고요. 상의에는 서든어택과 처갓집 마크가 잘 붙어있습니다. 뒤에 달린 총도 꽤나 디테일하네요. 귀엽습니다. 일행은 군복무 시절의 트라우마가 떠오른다며 오리지널 처돌이를 가져갔습니다. 덕분에 저는 처돌이 병장님을 모시는 영광을 얻었죠.
번외로, 저는 처돌이 뜻을 그냥 인형 이름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요즘 찾아보니까 처돌아버릴 만큼 팬이다! 뭐 그런 뜻이라고 합니다. 나는 치킨 처돌이다! 하면 처돌아버릴 정도로 치킨을 좋아한다! 그런 뜻이 되겠습니다.
검색해보니 주로 아이돌 팬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 것으로 보이네요. 또는 좋아하는 음식에 붙여서 많이 쓰는 모양입니다. 물론 처돌이의 기원은 처갓집 치킨의 처돌이입니다 ^^;